[전문기술] 정밀의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
1. 배경 및 필요성
가. 개요
정밀의료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개인의 유전체, 생활환경, 습관에 따라 가장 적절한 예방과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1]. 정밀의료는 과거 개인별 맞춤의료의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맞춤의학이 주로 유전체를 기반으로 하였다면 정밀의료는 단백체, 대사체 등 오믹스 정보와 더불어 IT기술에 힘입은 라이프로그 정보 등을 포함한 생명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밀의료에서도 유전체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러나 유전체정보와 생활습관, 환경과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행태의 변화 등을 통해 질병을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개인의 유전자 뿐 아니라 다양한 특성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를 제시하고자 하므로 유전체 외의 정보 역시 중요하다. 실제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 중 유전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이고, 건강행태가 40%, 사회 및 환경적 요인이 20%로 알려져 있다[2]. 따라서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유전체를 포함한 오믹스 정보, 라이프로그 정보, 환경, 생활습관, 의료 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가 우선 축적되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어떠한 건강행태나 습관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 유전적 특성에 따른 치료효과가 어떠한지 등에 대한 지식과 근거가 제시되어야 의료서비스에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 영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정밀의료를 위한 대규모 코호트 등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 원고에서는 정밀의료를 위한 데이터수집 관련 국외 동향을 소개하고 국내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며, 정밀의료 관련해서도 여기서 다루는 일부임을 밝혀둔다.
나. 정밀의료 관련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활용
정밀의료를 위해 수집되는 보건의료 정보는 정보의 다양성 뿐 아니라 양적인 면에서도 빅데이터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있다. 유전체 분석기술의 발달로 개인의 전장유전체 분석이 수일 내에 가능하며 1인의 정보량도 100Gb에 이른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밀의료를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정보, 생활습관, 환경정보도 중요하며 검진, 병원에서의 진료 및 처방기록, 영상데이터자료, 라이프로그, 위치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가 수집 및 활용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하면서 정보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정보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1) 연구계
2003년 인간게놈정보가 공개된 후 지난 15년 동안 매년 수많은 질병 관련 유전자가 보고되어 왔다. 그 동안 표적유전자 및 SNP 마커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전장유전체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유전자발굴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산된다.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현재 7,000여 개 이상이 보고되었으나 상당수의 질환에서 원인유전자 중 일부만 알려져 있다. 즉, 유전자 이상으로 의심되는 환자에서의 유전자 진단은 전장유전체분석에도 불구하고 현재 40% 정도에 불과한데 환자들의 임상정보와 유전체정보가 축적되면서 수년 내 많은 새로운 원인유전자가 발굴될 것으로 기대된다[3].
또한 다중오믹스 정보의 축적으로 암을 비롯한 많은 질환에서의 유전자 발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표현형-유전자간의 분석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유전자 발굴로 이어지고 질병의 진단을 넘어 새로운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PCSK9 유전자 돌연변이의 발견이 새로운 고지혈증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진 것은 그 대표적인 예로, 거대 제약사들이 특정 표현형과 관련된 유전체정보 수집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도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있다[4].
2) 산업계
정밀의료관련 시장은 2017년 47.8 billion USD에 이르며 2018년에서 202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전체분석(sequencing) 뿐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 생물정보, 신약타겟 발굴, 진단시장 등 산업화 영역도 다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질병도 암 뿐 아니라 신경계, 면역계, 호흡기계 질환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5].
아시아권에서도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정밀의료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각 나라에서의 정밀의료 산업은 우선 정밀의료 빅데이터 구축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대규모 코호트를 기반으로 정밀의료 연구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산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의 정밀의료 연구는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2. 국내·외 정밀의료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 동향
가. 국외 동향
1) 미국의 정밀의료연구
2015년 오바마 행정부가 정밀의료계획 발표 후 정밀의료코호트, 암 및 희귀질환에 대한 정밀의료연구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였다. 이 중 예산의 60% 이상을 정밀의료 코호트에 투자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현재‘All of Us (이하 AoU)’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2016년 130 million USD에서 시작하여 2018년 290 million USD를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인을 대상으로 연구 참여를 원하는 자원자 100만 명을 모집하고 이들로부터 생체 시료를 포함한 유전정보, 검진정보, 생활습관, 환경, 라이프로그 정보와 더불어 의무기록 등을 수집하고 있다[6].
정밀의료 코호트의 목적은 100만 명으로부터의 방대한 데이터 수집을 통해 맞춤약물치료,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새로운 타겟 발굴, 모바일 기기 등 새로운 기술이 건강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이들 기술의 의료서비스 활용평가, 그리고 다양한 질병에서 미래 정밀의료를 위한 과학적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다.
AoU 프로그램은 단순히 현재의 시점에서의 정보수집이 아니라 생애주기에 걸친 설문, 검진, 의료정보를 수집함으로써 미래 의료의 거대한 인프라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일반 연구자와 공유하고 있는데 정보의 민감성과 복잡성으로 데이터의 보안과 관리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데이터 활용을 위한 분석도구(tool)도 함께 제공함으로써 많은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연구계획 단계에서부터 연구 참여자 자문단을 별도로 구성하고 슈퍼참여자 그룹을 활용하여 연구활성화 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과 공유에 따른 사회적 이슈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연구 참여자에게 본인의 선택에 따라 데이터, 연구진행 상황, 연구결과에 대해 지속적인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유전상담 등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코호트 연구와는 차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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