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술] 저산소에 의한 세포밖소포체 조절
1. 세포밖소포체
세포밖소포체는 크기, 생성 경로, 구성 등의 특성에 따라 세 가지 주요 유형으로 분류된다: 세포자멸사소체, 미세소포, 엑소좀.
세포자멸사소체는 주로 세포사멸 과정 중 형성되며, 1,000-5,000 nm의 크기를 가지고 DNA 분절과 세포 소기관을 포함할 수 있다. 반면, 미세소포와 엑소좀은 주로 비세포사멸성 세포에 의해 생성된다. 미세소포는 엑토좀이나 미세입자로도 알려져 있으며, 그 크기는 100-1,000 nm로 원형질막에서 외부로 발아하면서 생성된다. 엑소좀은 30-150 nm의 크기로, 엔도솜 경로를 따라 다중소포체가 원형질막과 융합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다중소포체에서 유래한 엑소좀과 크기가 유사하더라도 원형질막에서 발아되어 생성되는 작은 세포밖소포체는 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되어야 한다.. 이러한 분류는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2018년에 제정된 ISEV 지침(MISEV2018)은 세포밖소포체를 그 특징에 따라 유형별로 나누어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세포밖소포체를 크기에 따라 분류할 경우 작은 세포밖소포체, 중간 세포밖소포체, 큰 세포밖소포체로 명명할 수 있다. 또한, 밀도, 분자생물학적 조성, 생물학적 상태, 기원하는 세포 등 다양한 기준으로 세포밖소포체를 분류할 수 있다.
세포밖소포체를 확인할 때는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실험 기법을 사용하여 검증하는 것이 권장된다. 나노입자추적분석(NTA), 투과전자현미경(TEM), Western blotting 등 다양한 분석법을 통해 단일 소포체가 세포로부터 자연적으로 방출되었는지, 지질 이중막으로 둘러싸여 있는지, 기능을 가진 핵을 포함하지 않는지, 특정한 분자 표지자를 발현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분자 표지자의 경우, 예를 들어 CD63과 CD9이 엑소좀의 표지자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세포막에서 발아되는 미세소포에서도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소수의 분자 표지자로 세포밖소포체의 유형을 특정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MISEV2018 지침에서는 특정한 한 가지 세포밖소포체 유형이 아닌 모든 세포밖소포체에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분자 표지자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2. 저산소에 의한 세포밖소포체의 생성 및 방출 조절
세포밖소포체는 그들이 기원하는 모체 세포의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저산소 환경은 세포밖소포체의 생성을 촉진하며, 이는 암 조직에서 세포밖소포체가 높은 농도로 측정되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산소가 부족한 조건에서 생성된 세포밖소포체는 암의 악성화를 유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음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엑소좀의 생성 혹은 방출을 억제하는 약물들이 항암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 또한, 저산소 미세환경을 표적으로 하는 세포밖소포체 기반의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저산소와 세포밖소포체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암의 새로운 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저산소 환경은 세포밖소포체의 생성 및 방출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1% 저산소에 노출된 LL-2 및 A549 폐암 세포는 더 많은 세포밖소포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암세포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혈관내피세포, 혈액세포, 면역세포 등 대부분의 세포 유형에서 저산소 자극에 의한 세포밖소포체의 방출 증가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산소 부족의 정도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0.1% 산소 환경에서는 1% 산소 환경에서 관찰된 것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의 엑소좀 방출이 관찰되었다 2% 산소에 노출된 HMEC-1 세포에서는 정상 산소 조건과 비교하여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저산소의 심각도는 세포밖소포체 방출의 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
세포밖소포체 생성은 적어도 부분적으로 저산소유도인자를 통해 매개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HIF는 산소 농도가 감소했을 때 활성화되는 전사인자로, 저산소 연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이다 MDA-MB-231 유방암 세포에 HIF를 안정화하는 약물인 dimethyloxalylglycine (DMOG)를 처리하였을 때, 세포밖소포체의 방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쥐의 신장 근위관 세포에 DMOG를 처리했을 때 세포밖소포체의 방출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폐암 세포에서 진행된 기전 연구에서는 저산소 환경에서 생산된 세포밖소포체가 miR-23a를 통해 HIF의 분해를 유도하는 HIF Prolyl Hydroxylase (PHD) 단백질을 억제하여 HIF 의존적 세포밖소포체 생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세포 유형에 따라 단순히 HIF를 활성화하는 것만으로는 세포밖소포체의 생성이 증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저산소에 의한 세포밖소포체 생성에 있어 HIF 비의존적 신호전달도 일정한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다중소포체와 후기 엔도솜이 세포막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세포 골격 및 구조와 관련된 분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포 골격과 운동을 조절하는 RhoA는 ROCK/LIMK/cofilin, citron-K 등의 하위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세포밖소포체의 방출을 촉진한다. 세포는 저산소 환경에서 HIF를 통해 RhoA를 활성화시킨다. RhoA 유전자에는 다수의 HIF 결합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는 HIF-1/2α의 직접적인 전사 표적이 된다. RhoA는 또한 NPY/Y5R 경로를 통해 HIF 비의존적으로도 활성화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산소에 의해 유도되는 원형 RNA인 circ-133도 RhoA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다중소포체가 원형질막과 융합하는 것은 엑소좀의 방출에 있어 주요 과정 중 하나이다. 암세포에서는 긴 비암호화 RNA(lncRNA)인 HOTAIR가 다중소포체를 운반하고 원형질막과의 융합을 유도하여 엑소좀의 방출을 촉진한다. HIF-1α는 HOTAIR의 프로모터 내 저산소반응요소(hypoxia-responsive element, HRE)에 결합하여 발현을 유도한다 [31]. Rab GTPase는 세포 내 막 이동과 융합을 조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Rab22A는 5개의 HRE를 가지고 있으며 저산소에 의해 활성화되어 세포밖소포체의 방출을 유도한다. 마찬가지로, Rab27A는 B림프구에서 HIF-1α에 의해 유도되어 세포밖소포체 방출을 증가시킨다. 난소암에서는 STAT3가 HIF 비의존적으로 RAB27A의 발현을 유도하기도 한다.
리소좀(lysosome)은 다양한 생체분자의 분해를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이다. 다중소포체는 리소좀과 융합되어 내부의 산성 환경에 의해 분해될 수 있다. 저산소를 포함한 환경적 스트레스는 리소좀의 기능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저산소 환경은 리소좀 연관 막단백질(lysosomal-associated membrane protein, LAMP)과 cathepsin D와 같은 중요한 리소좀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리소좀의 생성을 저해한다. 리소좀의 비정상적 생성 혹은 기능 이상은 결과적으로 엔도솜에서 유래하는 엑소좀의 방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HIF-1α가 리소좀의 세포 내 이동에 관여하는 ATP6V1A의 전사를 억제함으로써 리소좀 기능을 억제하고, 다중 소포체와 리소좀의 융합을 저해하여 세포밖소포체의 방출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저산소는 세포 환경을 변화시키면서 간접적으로 세포밖소포체의 방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40]. 저산소 스트레스는 해당과정을 통해 세포 내 pH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성의 종양 미세환경은 암세포의 증식, 이주, 침윤을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 [41]. 자세한 기전은 아직 모르지만, 낮은 pH는 암세포에서 엑소좀의 방출과 흡수를 모두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다. 요약하면, 저산소는 주요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 중간체의 세포 내 이동 조절, 리소좀 기능의 억제, 종양 미세환경의 변화 유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포밖소포체의 생성 및 방출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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