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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술

[전문기술] 단일 세포 분석 기법에 대한 개요 및 이를 활용한 질병의 이해 및 신약개발 사례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3. 4.

[전문기술] 단일 세포 분석 기법에 대한 개요 및 이를 활용한 질병의 이해 및 신약개발 사례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의 개요
  2.2.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 기법(scRNA-seq)의 데이터 가공 과정
  2.3. scRNA-seq 분석이 제공하는 생물학적 정보들
  2.4. scRNA-seq 이외의 단일 세포 분석 기법들
  2.5.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을 이용한 질병의 이해 및 신약개발 사례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신약개발은 굉장히 소모적인 일이다. 셀 수 없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력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노력이 성공적인 신약 출시로 열매를 맺는 경우는 드물다 [1].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자들이 계속해서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는 여러 질병이 개개인, 가족 및 친지,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 공동체 및 국가에 미치는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경제적 타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대한민국의 2020년 질환에 의한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총 169조 4,930억으로 10년 전보다 5.4% 증가하였다) [2]. 즉, 신약개발이 많은 시간과 자본 그리고 인력과 노력을 요구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할지 언정 계속해서 도전할 가치가 충분히 내포되어 있다는 점 또한 명확하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신약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고 또 이 리포트에서 다루고 있는 단일 세포 분석 기법(Single cell analysis)은 왜 신약개발의 새로운 핵심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는가? 바꾸어 말해,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이 현존하는 신약개발의 어려움들을 어떻게 해소해주고 있는지 우리는 그 이유를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신약개발 시도가 실패하는 이유는 질환의 발병 기전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에서 유래한다.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이 개발되기 전, 질환의 발병 기전에 대한 연구자들의 이해는 일차원적 면모를 띠었다 [3]. 과거 각 연구자들은 질환의 단편적인 면모에 각기 집중한 뒤, 거기에서 얻은 결과들을 종합하여 발병 기전으로 규명하곤 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의 한계에 의해 절대적으로 수가 많은 세포 그리고 그 세포 내 발현이 높은 전사체 및 단백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었기에 질환에 대한 종합적 이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종양 연구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여러 면역세포 중 세포독성 T 세포(Cytotoxic T 세포; CD8+T 세포)가 종양의 발병 기전에 주요하게 관여함이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CD8+T 세포의 종양세포 살해 능력이 종양 치료의 핵심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특히 CD8+T 세포에서 발현되는 Pro-grammed cell-death 1 (PD-1) 단백이 CD8+T 세포의 종양세포 살해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됨이 추가적으로 밝혀지면서 [4], PD-1을 표적한 면역항암제들(예: Merck-Pembrolizumab, Bristol-Myers Squibb-Nivolumab, Sanofi/Regeneron-Cemiplimab, Genentech-Atezolizumab 등)이 줄지어 개발되었다 [5]. 이러한 PD-1 표적 면역항암제들은 어느 정도 준수한 효과를 보여주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았고,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여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케 되었다 [5].

이렇게 새로운 종양 치료제가 요구되는 시점에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이 종양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단서와 활로를 제공해 주었다.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은 세포 한 개 단위에서 각 세포의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등 각각 세포 고유의 생물학적 정보를 제공해 주는 차세대 분석 기법으로 종양과 같이 여러 종류의 세포들에 다양한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을 편견 없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6]. 또한,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은 높은 민감도와 해상도(High sensitivity & resolution)가 내재되어 있어, 기존의 분석 기법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희귀한 세포(rare cell type) 및 발현이 높지 않은 유전체 등의 발현 또한 분석할 수 있게 해 준다.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 기법(single cell RNA-sequencing; scRNA-seq)을 통해 종양 환경을 분석해 본 결과, 1) 실제 PD-1 단백의 발현이 CD8+T 세포가 아닌 다른 여러 세포(타 면역세포, 종양세포 등)에서 나타난다는 점 2) CD8+T 세포 또한 heterogenous 하여 세분화될 수 있다는 점(예: Stem-like CD8+T 세포, exhausted CD8+T 세포 등) 3) 세분화 된 CD8+T 세포의 PD-1 단백 발현이 다르다는 점 등 PD-1 항암치료제의 한계점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7]. 따라서, 현재는 scRNA-seq 결과들을 통해 얻은 결과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리포트는 위 종양 연구 사례를 통해 설명한 것처럼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의 개요 및 이를 활용한 질병의 이해 심화 과정 그리고 구체적 신약 표적 발굴 사례 등을 기재하였고, 이를 통해 단일 세포 분석이 어떻게 신약개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주고 있는지 제시하고자 한다.

2. 본론

2.1.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의 개요

위 서론에서 언급했듯 단일 세포 분석 기법(Single-cell analysis)은 세포 한 개 단위에서 각 세포의 생물학적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주는 실험 기법이다. 단일 세포 분석 기법 이전에 사용됐던 bulk-sequencing이 한 덩어리 안에 있는 세포들의 생물학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었던 것에 비해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은 세포 한 개 단위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를 분석해 주기에, 질환 환경 내에 있는 여러 세포들의 유기적인 변화를 폭넓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제공한다.

현재, 여러 단일 세포 분석 기법 중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Single-cell RNA-sequencing; scRNA-seq) 기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고, 그 이유로는 세포의 생존 및 분화 그리고 기능 변화에 RNA 그리고 RNA에서 전사되는 단백의 발현이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 RNA의 발현 정도는 세포의 생물학적 상태 및 전반을 평가하는 데 있어 적합한 정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8]. 따라서,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단일 세포 분석은 scRNA-seq을 이용한 전사체 수준에서 이루어지기에 이 리포트 또한 이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다만, 현재 scRNA-seq이 아닌 다른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의 필요성과 중요성 또한 조금씩 조명받고 있기에 이 기법들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해 두었다.

2.2.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 기법(scRNA-seq)의 데이터 가공 과정

scRNA-seq의 경우 다음 단계들을 거쳐 최종 결과가 가공되게 된다 (그림 1). 1) 특정 세포그룹(예: 환자의 인체유래물, 실험동물 유래물, 배양된 세포주 등)을 효소 및 기계적 분해를 통해 단세포화물(single cell suspension)로 만들어 준다. 2) 미세유체학(microfluidics) 기술을 이용하여 single cell suspension에 있는 세포들을 세포 한 개 단위로 분리해 주면서 primer-bead complex를 넣어주어 각 세포마다 세포 고유의 primer-bead를 발현하도록 한다. 3) 세포를 분해하면서 거기서 분출되어 나오는 RNA들이 각 세포 고유의 primer-bead complex 중 primer 부분을 인지하도록 한다. 4) Primer-bead complex에 결합된 RNA들은 전사체 도서관(library) 구축을 위해 complementary DNA (cDNA)로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되고, PCR기법을 통해 증폭된다. PCR 증폭 전후로 질이 좋지 않은 RNA, 역전사 되지 않은 RNA, 죽은 세포 유래 RNA 및 단일 세포가 아닌 multiplet에서 유래한 RNA 제거 및 불안정한 cDNA 제거 등의 정제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은 scRNA-seq 데이터 전반의 노이즈를 줄여주게 된다. 이런 정제 과정은 필요에 따라 여러 번 반복되기도 한다. 주의할 점으로는, 비록 scRNA-seq 데이터 형성 과정에 이런 섬세한 데이터 정제 과정이 존재하기는 하나 여전히 많은 노이즈가 존재할 수 있으니 각 연구자는 데이터 해석에 있어 기존에 알려진 문헌들을 적극 참고하여 도출된 결과가 타당한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얻은 결과들은 한눈에 볼 수 있는 데이터로 가공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세포군 규명(cell-type annotation), 세포들의 heterogeneity에 대한 저차원적 분석(dimensionality reduction), 세포 기원 분석(cellular origin analysis), 각 세포의 유전체 발현에 대한 normalization 및 기능적 변화(functional clustering) 등의 정보를 추출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질환 환경 내 각 세포들의 변화를 한눈에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 마지막 단계에 속하는 데이터 가공 과정의 경우 여러 가지 알고리즘이 사용되기에(그리고 새로운 알고리즘이 계속해서 개발된다), 연구의 방향 및 목적에 맞게 적절한 알고리즘을 잘 선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다양한 분석 알고리즘 덕분에 같은 scRNA-seq 데이터라고 할지라도 연구자의 목적 및 관점에 따라 다르게 재해석될 수 있으며 많은 양의 scRNA-seq 데이터가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의 Gene Expression Omnibus (GEO) database를 포함한 ‘Human Cell atlas, Tumor immune cell atlas’ 등에 업로드 되어 있으니 이를 재분석할 수도 있다 [9].

그림 1.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 기법의 데이터 가공 과정


2.3. scRNA-seq 분석이 제공하는 생물학적 정보들

scRNA-seq 데이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 및 해석된다. 현재 다양한 종류의 알고리즘이 사용되고 또 계속 개발되는 만큼 scRNA-seq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아래에 scRNA-seq 분석이 제공하는 핵심 생물학적 정보들을 정리해 두었다.

세포군 규명(cell-type annotation): scRNA-seq의 뛰어난 장점 중 하나로, 아주 적은 양의 세포군을 포함한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세포군의 존재를 확인하여 준다. 이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세포군의 존재 여부를 밝힘과 동시에 특정 세포군이 질병 환경 또는 약물 치료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세포군 규명 과정은 노동강도가 굉장히 높은 과정으로 연구자가 일일이 하나의 세포의 핵심 전사체(signature gene) 발현을 평가하기보다는, Seurat label, SingleR 등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보다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새로운 세포군 규명에 있어 최대한 보수적인 태도와 접근방식을 취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로는 scRNA-seq이 아주 sensitive 한 실험 기법인 만큼 false-positive가 포함한 misleading 할 수 있는 결과들이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포군 규명에 있어 기존에 보고된 사실들을 토대로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10].

세포 기원 분석(cellular origin analysis): scRNA-seq 결과는 특정 시간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전사체들의 변화를 보여주기에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세포의 유기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데 있어서는 뚜렷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pseudo-time 분석 기법이 scRNA-seq에서 이용 된다. Pseudo-time 분석 기법은 가상의 시간 축 위에서 세포들의 유기적인 변화를 분석해 주는 기법으로, 이를 통해 각 세포의 유래 및 최종 분화 단계를 제시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여 종양 조직 내 CD8+T 세포의 초기 단계부터 최종 분화 단계까지의 단계들이 순차적으로 제시되는 등 사용하기에 따라 질병의 이해에 핵심이 될 수 있는 정보들을 추출해 낼 수 있다. Slingshot이나 Scorpius 등의 알고리즘이 pseudo-time 분석에 흔히 사용된다. 주의할 점으로는 세포군 규명과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태도와 함께 기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검증, 그리고 새롭게 얻은 결과에 대한 엄중한 검증 과정이 요구된다 [11].

기능적 변화(functional clustering): Bulk RNA-seq의 기능적 변화 분석에 많이 사용되는 Gene-set enrichment assay (GSEA)와 같이 여러 전사체들의 발현 차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분석 기법이 scRNA-seq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사체들의 발현이 어떤 주요한 pathway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는지 알 수 있다. Bulk RNA-seq 분석에 비해, scRNA-seq기반의 기능 분석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은 질환의 발병 또는 약물의 처리 등에 의해 어떠한 세포군에서 어떤 pathway에 가장 큰 기능적 변화가 나타났는지 제시하여 준다는 점이다. 또한, scRNA-seq기반 기능 평가의 경우, 각 세포들의 기능 변화에 rank를 매긴 후, 이를 통해 세포들 간의 교류를(cell to cell interaction) 예측하여 준다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기능 분석을 통해 새로운 cell-cell interaction의 존재 여부 및 그 interaction 이 가지는 의의를 질병 및 약물의 반응과 연계할 수 있다 [12].

2.4. scRNA-seq 이외의 단일 세포 분석 기법들 

scRNA-seq이 위 언급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또 가장 많이 활용되지만, scRNA-seq을 통해서는 얻을 수 없는 중요한 생물학적 정보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그런 생물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단일 세포 분석 기법들이 개발되고 있고 또 조금씩 사용되고 있다. 이제는 여러 종류의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multi-single cell 분석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있기에 아래에 scRNA-seq이 아닌 다른 단일 세포 분석 기법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해 두었다.

단일 세포 DNA 분석 기법(scDNA-seq): scDNA-seq은 각 세포의 유전적 변이를 분석해 주는 기법이다. 이는 질환 환경(예: 종양, 자가면역질환)과 같이 세포 내 DNA 변이(mutation)가 자주 나타나고, 또 그 변이들이 질환의 직접적 발병 원인이 되는 환경을 이해하는 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여러 세포 중에서도 어떠한 세포의 DNA 변이 및 그 변이의 형태가 질환의 직접적인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여러 가지 DNA 변이 형태(Single-nucleotide polymorphism (SNP), Copy number variation (CNV), Insert-delete (INDEL) 등)를 한 세포의 DNA에서 동시 분석하기에, 단순히 하나의 유전적 변이가 아닌 여러 종류의 DNA 변화가 질병에 미친 영향을 볼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특정 세포의 유전적 변이 존재여부에 따른 약물의 반응 정도를 예측하는 데도 사용된다 [13].

단일 세포 T cell receptor/B cell receptor 분석 기법(scTCR-seq/scBCR-seq): T 세포 및 B 세포는 각각 TCR과 BCR이라는 각 세포 고유의 주요 면역 수용체를 발현하는데 이 두 수용체는 항원 인지 및 면역 반응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수용체들이다. 이 두 수용체는 VDJ recombination이라는 재결합 기전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clone들로 존재하기에 T 세포와 B 세포들은 여러 종류의 clonotypes들로 구성된다. T세포 및 B 세포를 매개하여 일어나는 여러 질병의 경우, clonotype의 변화가 하나의 주요한 발병 기전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scTCR-seq 및 scBCR-seq은 T 세포 및 B 세포의 clonotype 종류 및 수를 분석하여 질환과 연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이 기법을 scRNA-seq와 함께 병행하면 각각의 T 세포 및 B 세포의 전사체 발현과 특정 clonotype의 발생 관계를 평가할 수 있게 되기에 chimeric antigen receptor T (CAR-T) 세포처럼 TCR engineering을 기반으로 하는 세포치료제 개발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14].

단일 세포 후생유전학 분석 기법: scATAC (Assay for Transposase-Accessible Chromatin)-seq, scCUT&TAG, scChIP-seq: RNA 및 단백의 변화 외에 히스톤(histone)의 methylation 및 acetylation, enhancer 및 promoter의 활성화 등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이를 통해 질환 환경에 노출된 세포들의 특정 genomic region에 나타난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평가해 볼 수 있다. 더불어, 그러한 후생유전학적 변화가 나타나는 데 주요하게 관여했을 전사인자 및 효소 등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단일 세포 후생유전학 분석 기법이 scRNA-seq과 함께 사용된다면, 각각 세포의 후생유전학적 변화는 물론 그러한 변화를 유도했을 주요 인자들의 발현 변화까지 한눈에 보게 된다. 이러한 접근법은 전사인자 및 효소, 그리고 이와 관련된 신호전달체계를 표적으로 한 약물 개발, 그리고 현재 사용되는 약물의 효과를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15, 16].

2.5.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을 이용한 질병의 이해 및 신약개발 사례

대부분의 질환은 매우 복잡하고 또 다양한 발병 기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단일 세포 분석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이를 종합하여 이해하는데 큰 난관들이 있었다. scRNA-seq의 높은 해상도와 정밀도는 질병에 대한 새로운 이해 및 종합적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특히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류의 세포군들 및 유전자들의 연관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었고, 현존하는 약물의 생물학적 작용 기전 분석 그리고 신약 개발의 표적 제시 등, 질병과 연관된 핵심적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아래에 scRNA-seq을 중심으로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을 이용한 질병 이해 및 신약 개발의 구체적 사례들을 정리해 두었다.

종양: scRNA-seq은 종양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scRNA-seq기반의 종양 분석은 예전에 밝혀지지 않았거나 크게 조명받지 못했던 세포군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대표적으로 췌장암(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PDA)에 대한 scRNA-seq 결과는 기존에 조명받지 못했던 cancer-associated fibroblast (CAF)의 중요성과 그들의 heterogeneity를 조명하여 주었다. 이 과정에서 chemotherapy 가 PDA내 CAF subtype 중 하나를 특별히 활성화시키며, 이를 통해PDA의 병증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이 밝혀졌고, 또한 PD-L1-PIGF/VEGF (Placental growth factor/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axis가 연관됨이 규명되면서 PDAC의 새로운 바이오마커들이 제시되었다 [17, 18]. scRNA-seq 연구는 patient-derived xenograft (PDX) 종양 모델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scRNA-seq 기반의 PDX model 유방암 연구에서는 유방암의 subtype 중 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의 발생이 특히 P53 변이 및 chemotherapy와 연관됨이 밝혀졌다. 이를 통해, 유방암 환자들의 chemotherapy진단 여부에 새로운 기준이 생겨나기도 했다 [19].

종양의 경우, 종양환경의 가혹한 조건에 의해 여러 세포들의 후생유전학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scRNA-seq과 단일 세포 후생유전학 분석 기법(scATAC-seq, scChIP-seq 등)을 병행하여 사용하면 종양의 발병 기전을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예시로, 유방암 조직과 전이가 일어난 림프절을 scRNA-seq과 scATAC-seq으로 동시 분석해 본 결과, CXCL14 케모카인 단백의 발현이 유방암의 발병 및 전이에 연관됨이 밝혀졌다. 특히, 유방암 조직 내 CXCL14 단백의 발현은 시간에 따라 그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그 과정에 후생유전학적 조절 기전이 존재함이 밝혀졌다. 그리하여 현재는 CXCL14 자체 또는 이 과정에 관여하는 후생유전학적 조절 인자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20]. 이러한 예시들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암 종에서 그 발병 기전과 또 전이 기전이 세밀하게 단일 세포 분석 기법들을 통해 평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결과들은 Tumor immune cell atlas, Human tumor atlas network, Pan-cancer blueprint 등의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으므로 연구자들은 누구나 데이터베이스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

감염질환: 최근 전 세계적 팬데믹이었던 COVID-19 연구에 있어 단일 세포 분석 기법들은 아주 중요한 정보들을 제공했다. COVID-19 감염 환자들의 기관지 폐포 세척액(Bronchoalveolar Lavage Fluid) 유래 면역세포들을 단일 세포 분석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은 혈소판의 응집 및 follicular helper T cell이라 불리는 T 세포가 확인되었고,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CD8+T 세포의 변화가 굉장히 두드러짐이 밝혀졌다 [21]. 특히 CD8+T 세포의 경우 직접적으로 COVID-19 유래 항원을 인지하는 세포가 있는 반면, COVID-19 유래 항원을 직접 인지할 수는 없지만 IL-15 등의 사이토카인에 의해 활성화되는 T 세포가 있고 이 세포들의 작용 여부에 따라 COVID-19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이 결정된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22, 23]. 또한 놀랍게도 C3a라 불리는 단백이 COVID-19 감염 시 증가하게 되는데, C3a는 CD16을 발현하는 T 세포의 분화를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CD16을 발현하는 T 세포의 유무가 COVID-19 감염에 대한 증상에 연관됨이 밝혀졌다 [24].

scRNA-seq은 COVID-19 백신 개발에 있어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COVID-19의 새로운 변이들이 무수하게 새로 보고되는 가운데 백신 개발자들은 미래 인류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변이를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백신을 개발하고자 애쓰고 있다. scRNA-seq을 이용하여 다른 종류의 변이에 감염된 환자들의 인체 유래물을 분석하고, 여기에서 도출되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각 변이들의 핵심 항원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또 각 변이들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분석하며, 이러한 변이들의 진화가 면역세포들에 미친 영향은 어떠한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 다가올 COVID-19의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고자 하며, 특히 이 백신의 효과를 더욱 증폭하기 위해서는 어떤 면역반응이 그 근간이 되는지 탐색하고 있다 [25, 26].

자가면역질환: 관절염과 같은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의 이해에 단일 세포 분석이 아주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건선성 관절염(Psoriatic arthritis) 환자 유래 활액막(Synovium)의 면역세포들을 scRNA-seq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많은 수의 T 세포가 같은 clonotype인 것이 제시되었다 [27].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연구에 있어서도 T 세포의 변화가 scRNA-seq을 통해 제시되었는데, 특히 특정 subtype의 T 세포에서 발현되는 대표적 면역조절 인자인 ORMDL3와 CTLA4 등이 주요하게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28]. 더불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연구에 있어서도 단일 세포 분석의 높은 민감도와 해상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scRNA-seq을 통해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의 말초혈액 단핵세포 (Peripheral blood mononuclear cells; PBMCs)들을 분석해 본 결과, 단핵구의 subtype과 naive T cell 간의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이 제시되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IL-2라 불리는 사이토카인이 연계될 가능성이 제기되어 다발성 경화증 이해에 한층 도움이 되었다 [29].

신경퇴행성질환(neurodegenerative disease):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의 경우 도파민에 의해 활성화되는 신경세포들의 퇴행에 의해 일어남이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도파민 반응 신경세포들을 scRNA-seq으로 분석해 본 결과, 10개의 subtype 중 놀랍게도 단 한 개의 subtype만이 파킨슨병 발병 시 사라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사라진 subtype은 기존에 보고된 파킨슨병 유발 인자들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현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현재는 이 subtype의 도파민 반응 신경세포가 어떠한 독특한 생물학적 특성을 띄는지, 또 이 세포의 유래와 분화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법 개발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30]. 치매(Alzheimer disease)의 발병 기전에 유전적 요인이 얼마나 관여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scRNA-seq과 scDNA-seq이 병행되어 이용되었다. 이를 통해, 치매 발병 시 해마 (hippocampus) 및 전액골 피질(prefrontal cortex)에 위치한 신경세포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화가 주요할 원인이 될 것이라 제시되었다. 이 결과를 통해, 이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특징을 파악하는 추가적 연구들이 이뤄지게 되었고 또 특히 이 신경세포의 유전적 변화 여부가 치매의 발병 여부 예측에 사용되기도 한다 [31]. 또 한편으로는 마우스 치매 모델 유래 뇌를 scRNA-seq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뇌의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치매의 발병 기전에 깊게 연관될 수 있음이 제시되어 이를 기반으로 한 세포기반치료제 개발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32].

종합하여 볼 때, 단일 세포 분석은 질병의 이해 및 신약 개발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 주고 있다 (그림 2). 이렇게 정밀한 연구 기법의 활용으로 인해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만큼, 이제 이 모든 정보들을 잘 검증하고 정리하는 것이 질병에 대한 심화된 이해 및 차세대 신약 개발의 핵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림 2.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을 이용한 질병의 이해 및 신약 개발의 단서 발굴 파이프라인


3. 결론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은 질환의 발병 기전 심화, 약물에 대한 반응 예측 그리고 신약 개발의 새로운 표적 제시 등 여러 생물학적 현상에 대한 이해를 새로운 수준에서 제시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단일 세포 분석 기법은 생물학적 현상에 대한 이해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그 복잡함도 더욱 조명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차세대 분석 기법이 수반되는 지금, 그 수준에 걸맞은 꼼꼼한 검증 과정 또한 필요케 되었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과 검증이 동행할 수 있다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효과적인 신약 개발 또한 허황된 꿈만은 아닐 것이다. 이제는 scRNA-seq 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단일 세포 분석 기법들이 속속들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질병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또 성공적인 신약 개발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출처 : B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