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과학

[생활과학] '기억력 장애' 혹시 치매 전조 증상?…AI로 알츠하이머병 진행 예측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7. 16.

[생활과학]  '기억력 장애' 혹시 치매 전조 증상?…AI로 알츠하이머병 진행 예측

 

 

-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할지 예측할 수 있는 AI 도구 개발
- AI 모델, 3년 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 가능한 환자 82% 예측…임상 진단 대비 3배↑
- 알츠하이머병 진행 정도, '유지'·'천천히 진행'·'빠르게 악화' 여부도 예측
- 약물 치료 등 개입 시기 미리 알 수 있어 효과적인 치료 가능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진행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임상적인 검진을 통해 예측한 결과보다 정확도가 3배나 높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최근 초기 치매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이 '안정 상태를 유지할지' 아니면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AI 도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도구는 환자 5건 중 4건의 예후를 예측하는데 성공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 환자 중 60%에서 80%를 차지한다. 초기 치료 효과가 매우 높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고가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스캔이나 침습적인 진단 방법인 요추천자(lumbar puncture)와 같은 검사법은 일반 병원에서 받기도 어려운 데다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검사를 받은 환자 중 최대 3분의 1이 '오진'이며, 다른 환자들은 진단 시기가 너무 늦어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AI 도구를 활용한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이 생활 습관 변화나 약물 치료 등의 개입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시기를 결정해 치료 결과를 조기에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벼운 기억력이나 사고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지 여부와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에서 400명이 넘는 개인으로부터 일상생활 중 표준 알츠하이머병 진단법인 인지 테스트 또는 '회백질' 위축을 보여주는 MRI 스캔 정보를 수집했다. 이후 미국 내 연구 코호트 600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이 모델의 알고리즘을 시험한 뒤, 영국ㆍ싱가포르에서 기억력 클리닉에 다니는 환자 900명의 실제 환자 데이터를 사용해 모델을 검증했다.

회백질은 중추신경계에서 신경세포가 모여 있어 육안으로 관찰할 시 회색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회백질의 변화는 알츠하이머병, 조현병, 우울증 등 신경학적ㆍ정신의학적 상태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연구팀이 만든 이 알고리즘 모델은 안정된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과 3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 사람을 구분할 수 있었다. 또 시험 결과, 환자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 사람 가운데 82%를 정확하게 식별했다.

특히 인지 테스트와 MRI로 진단했을 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 환자를 정확하게 식별할 확률은 81%였다. 해당 모델은 현재 표준 진단법이나 임상적인 진단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진단 여부를 약 3배나 더 정확하게 예측해 오진 확률을 크게 낮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후 이 모델을 통해 기억력 클리닉에 처음 방문한 각 사람의 데이터를 사용해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사람(참가자의 약 50%), 알츠하이머병으로 천천히 진행될 사람(약 35%), 더 빠르게 진행될 사람(나머지 15%) 등 3개 집단으로 구분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를 6년간 추적·관찰해 검증했다"며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조기에 식별하고,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사람들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50%에 속한 사람들은 치매가 아닌 우울증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한 증상일 가능성도 있어 다른 치료를 받도록 안내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벤 언더우드 케임브리지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기억력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흔히 발생한다. 이것이 치매의 첫 징후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환자와 가족에게 많은 걱정을 안겨준다"며 "이런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우며,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이 계속 등장하면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실제 임상 환경에서 조기 치매 예측을 위한 강력한 AI 가이드 마커(Robust and interpretable AI-guided marker for early dementia prediction in real-world clinical settings)'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인 '이클리니컬 메디신(eClinical Medici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