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 “반항하고 화내고”…공격적인 아이, 알고보니 ‘뇌 구조’ 문제?
대뇌피질 작고 얇으며 편도체, 해마, 시상의 부피도 적어
행동장애가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뇌 구조가 다르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랜싯 정신의학(Lancet Psychiatry)》에 발표된 다국적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행동장애는 지속적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범하거나 나이에 걸맞지 않게 사회적 규범을 어기는 행동이 나타나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반항, 울화, 공격성이 그 주요 증세다. 미국정신건강협회(MHA)는 남학생의 경우 최대 16%, 여학생의 경우 최대 9%까지 행동장애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7세~21세 사람들의 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뇌피질이 행동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것보다 작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의 일원으로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대니얼 파인 발달 및 정서 신경과학 부서장은 “행동장애는 청소년의 모든 정신 장애 중 가장 부담이 큰 질병 중 하나지만 여전히 연구와 치료법이 부족하다”면서 “행동장애와 관련된 뇌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진단과 치료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접근법을 개발하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15개 연구에 등록한 세계 곳곳의 어린이와 청소년 약 2400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법(MRI) 스캔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자 중 약 절반은 행동장애 진단을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그렇지 않았다. 이 스캔 데이터는 구체적으로 대뇌 피질의 두께와 더 깊숙한 ‘피질하’ 뇌 영역의 부피를 조사한 것이었다.
행동장애를 지닌 소아와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소아와 청소년에 비해 대뇌 피질의 두께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편도체, 해마, 시상을 포함한 여러 피질하 뇌 영역의 부피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영역들은 행동 조절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종전 연구에서 행동장애와 관련해 전전두엽 피질과 편도체가 관련돼 있다는 것은 밝혀졌다. 하지만 그 밖의 다른 뇌 영역이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행동장애가 있는 여학생과 남학생 간의 뇌 변화 측면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더 심각한 형태의 행동장애를 보이는 젊은이들(예를 들어 공감, 후회, 죄책감을 덜 느끼는 경우)는 MRI 상으로 가장 큰 뇌 차이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행동장애와 관련해 지금까지 최대 규모인 이번 연구가 뇌의 물리적 변화가 행동장애를 유발할 수 있음을 뒷받침해준다고 밝혔다. NIMH의 보도자료는 “이번 연구는 또한 뇌의 변화가 종전 연구보다 더 광범위할 뿐 아니라 네 개의 소엽과 피질과 피질하 영역 모두에 걸쳐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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