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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생활과학] 제로 슈거의 함정, 심혈관질환 위험 높일 수도?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8. 13.

 

[생활과학]  제로 슈거의 함정, 심혈관질환 위험 높일 수도?

 

 

美연구팀, 비영양감미료 에리스리톨 섭취 시 혈소판 반응도 상승
자일리톨 섭취와 혈전 생성 촉진·심혈관질환 발생 연관

 

설탕 대안이자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체당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건강한 참가자 대상의 전향적 중재연구 결과, 비영양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을 섭취하면 포도당(glucose)을 먹었을 때보다 혈소판 반응도가 상승했다. 혈소판 반응도가 높다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대체당인 자일리톨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대체당의 장기간 심혈관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에리스리톨 섭취 후 혈소판 활성화 마커 증가

에리스리톨은 미국식품의약국과 유럽식품안전청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하는 GRAS로 분류된 성분으로, 식품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주로 과일과 채소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당알코올이며, 인체 조직에서 포도당 대사의 부산물이지만 적게 생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리스리톨이 장기간 심혈관질환 또는 단기간 심혈관질환 관련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임상연구는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Stanley Hazen 박사는 "많은 학회와 의료진은 비만 또는 당뇨병이 있거나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 설탕 대신 대체당을 먹도록 권장한다"며 "하지만 이번 결과는 에리스리톨 등 대체당의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하는 장기간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8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번 전향적 중재연구는 건강한 참가자 20명을 대상으로 에리스리톨 또는 포도당 섭취가 혈소판 반응도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에리스리톨 30g 섭취군과 포도당 30g 섭취군에 각 10명이 배정됐다.

에리스리톨 혈장 수치는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탠덤질량분석기를 이용해 정량화했다. 등록 당시와 에리스리톨 또는 포도당 섭취 시 혈소판 기능은 응집측정기와 방출된 과립마커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조사 결과, 에리스리톨 섭취 시 포도당과 달리 에리스리톨 혈장 농도가 등록 당시보다 100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장 농도는 에리스리톨 섭취군 6480μmol/L, 포도당 섭취군 3.75μmol/L로 두 군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001).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또 에리스리톨 섭취 30분 후 혈액에서 혈소판 응집이 강화됐고 혈소판 반응도 및 활성화 마커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에리스리톨 섭취 시 혈소판 농축 과립 마커인 세로토닌과 혈소판 α-과립 마커인 CXCL4가 자극에 따라 더 많이 분비됐다. 이와 달리 포도당 섭취 시 세로토닌 또는 CXCL4 분비는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다.

Hazen 박사는 "포도당이 아닌 비영양감미료인 에리스리톨을 섭취한 건강한 참가자에서 혈소판 반응도가 증가했다"며 "에리스리톨 섭취로 인해 혈전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앞서 지난해 Nature Medicine에 실린 미국 성인 1157명을 3년간 추적관찰한 연구에서도 에리스리톨이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Nat Med 2023;29(3):710~718).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리스리톨 혈장 수치가 높을수록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이 높았다. 이와 함께 에리스리톨은 혈소판 반응도를 강화하고 생체 내 혈전 생성을 증가시켰다. 

Hazen 박사는 "최근 대규모 관찰연구와 세포 기반 및 동물 모델 연구 그리고 이번 연구를 종합하면, 에리스리톨을 일반적으로 안전한 식품 첨가물로 봐야 할지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관련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혈중 자일리톨 수치 높으면 3년 MACE 위험 높아

Hazen 박사 연구팀이 지난달 European Heart Journal을 통해 발표한 연구에서는 자일리톨이 혈전 생성을 촉진하고 심혈관질환 발생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Eur Heart J 2024;45(27):2439~2452).

미국과 유럽에서 3000여명을 분석한 연구로, 혈중 순환 자일리톨 수치가 높으면 3년 MACE 위험이 컸다. 특히 혈중 자일리톨 수치가 높은 참가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자일리톨로 단맛을 낸 음료를 마신 사람과 포도당을 첨가한 음료를 마신 사람의 혈소판 활성을 분석했고, 자일리톨 섭취한 직후 혈소판 응고가 크게 증가했지만 포도당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Hazen 박사는 "자일리톨은 MACE 발생 위험과 관련 있고, 생체 내 혈소판 반응도와 혈전증 가능성을 모두 높였다"며 "자일리톨의 장기적 심혈관 안전성을 평가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