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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생활과학] 만성 '장 트러블' 염증성 장질환, 원인·치료법 실마리 찾아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8. 19.

[생활과학]  만성 '장 트러블' 염증성 장질환, 원인·치료법 실마리 찾아

염증성 장질환(IBD)은 소화기관인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아직 원인이 불분명하고 치료가 어렵다. 최근 과학자들이 염증성 장질환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체내 면역세포와 장내미생물에서 치료법의 실마리를 찾는 등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6일(현지시간) 많은 사람이 흔히 앓지만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밝혀내는 연구들을 소개했다.


염증성 장질환(IBD)은 설사, 빈혈, 복부 경련을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다. 주요 형태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 발병률이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유전·환경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질환이라 원인이 복잡해 적합한 치료법을 찾기 어렵다.

 

제임스 리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임상 과학자 그룹 리더가 이끈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를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지난 6월 네이처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다른 과학자들이 살펴보지 않은 유전자 영역을 조사해 ETS2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활동을 제어하는 DNA를 발견했다. ETS2 유전자가 높은 수준으로 활성화되면 대식세포라는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이 촉진된다.


MEK 억제제라는 항암제가 ETS2 활성화를 막아 염증 반응을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하지만 MEK 억제제는 장기 투여하면 다른 세포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연구팀은 대식세포에만 억제제를 전달할 방법을 개발 중이다.


장 염증을 막는 단백질을 면역계가 스스로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을 앓는 어린이의 장에서 항염증 효과가 있는 단백질인 IL-10의 활동을 차단하는 항체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지난달 공개했다.


연구팀은 "IL-10 단백질이 장 염증을 완화하지 못해 장질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 중 한 명은 항체를 없애는 치료를 받아 증상이 완화됐다. 추가 조사 결과 성인 환자에서도 드물게 IL-10 단백질을 억제하는 항체가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메커니즘이 다른 환자들에게 확장될 가능성이 발견된 것이다.


장내미생물도 염증성 장질환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7월 발표한 연구에서 염증성 장질환 환자와 정상인의 대변 샘플에서 미생물 균주 14만 개를 확인했다. 수백 개의 균주가 염증성 장질환과 관련이 있었고 일부 균주는 염증 조직에 적응해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거텔라 렌타(Eggerthella lenta)라는 균주는 염증 관련 단백질 수치가 증가할 때 수가 감소하는 등 질환의 중증도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지표가 여럿 발견됐다. 연구팀은 "장내미생물 특성을 분석하면 질병 진행 모니터링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