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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생활과학] 조류 독감이 사람에게 잘 전파되지 않는 이유 밝혔다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8. 20.

 

[생활과학]  조류 독감이 사람에게 잘 전파되지 않는 이유 밝혔다

 

조류 독감이 어떻게 종의 장벽을 넘는지에 대해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조류에서 사람으로의 바이러스 전파를 모니터링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에게 계절성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와 B는 공중보건 감시 및 예방접종 등으로 상당 부분 통제가 가능한 바이러스가 됐다. 반면 ‘조류 독감’을 일으키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새로운 공중보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베노이트 아레게인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어떻게 조류에서 포유류로 복제되는지 확인한 연구 결과를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조류와 포유류는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감염병 전파 시 종간 장벽이 형성된다. 조류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포유류에게도 감염을 유발하려면 해당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세포 침투 능력, 세포 내 복제 능력이 향상돼야 한다. 이 두 가지 주요 장벽을 극복하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포유류에서도 전염력이 생긴다. 

 

실질적으로 포유류가 조류 독감에 감염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우려가 되는 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아형인 ‘H5N1’이다. 최근 미국에서 소의 풍토병이 될 위기에 처했다. 소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풍토병이 되면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일부 사람으로의 전염 사례 또한 보고되고 있다. 

 

감염병이 전파된다는 것은 숙주 세포 안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일어난다는 의미다. 숙주 세포 안에는 바이러스 감염에 관여하는 효소인 중합효소가 있다. 중합효소는 감염이 일어나는 동안 재배열이 일어난다. 재배열에는 바이러스 RNA를 메신저 RNA로 복사하는 ‘전사’와 바이러스 RNA를 복제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드는 ‘복제’가 있다.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과정에는 두 개의 바이러스 중합효소와 숙주 세포 단백질인 ANP32가 관여한다. ANP32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복제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그 기능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ANP32가 ‘복제효소’와 ‘캡슐화효소’라고 불리는 두 가지 바이러스 중합효소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복제효소는 바이러스 RNA의 사본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캡슐화효소는 해당 사본을 보호하기 위한 캡슐화 작업에 관여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ANP32가 중합효소 간 가교역할을 한다는 점은 조류와 포유류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ANP32 말단 부위의 아미노산 조성에는 차이가 있었다. 조류에서 포유류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쉽게 전파되지는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생물학적인 차이에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넥스트 팬데믹’으로 꼽히는 인플루엔자를 모니터링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복제 과정과 구조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 포유류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 돌연변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며 “이를 타깃으로 한 약물이 아직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조류 독감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