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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술

[전문기술] 바이오기술의 게임 체인저 ‘합성생물학’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5. 31.

[전문기술]  바이오기술의 게임 체인저 ‘합성생물학’

 

합성생물학이 바이오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합성생물학 기반 기술이 질병·감염병 진단, 신약 개발, 개인 맞춤형 치료 등 의료분야에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합성생물학이 다양한 용도로 확대되는 가운데 현재 합성생물학 기술은 세균과 효모 같은 미생물 제작이 가능한 단계까지 발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합성생물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Stratistics MRC에 따르면 세계의 합성생물학 시장은 2023년에 155억 달러를 차지하며, 2030년에는 52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성생물학 기술 혁신의 가속화를 위한 ‘바이오 파운드리’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에 공학적 기술 개념을 도입하여 DNA, 단백질, 인공세포 등 생명시스템을 설계·제작하는 기술로 미래 바이오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은 합성생물학을 국가 차원의 전략기술로 채택하고,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면서 기술 블록화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에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및 확산 전략’을 발표하고 본격 추진에 나섰다. 2030년까지 합성생물학 기술역량을 세계 최고 대비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특히 합성생물학 육성의 주요 사업인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 사업이 올해 초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바이오 파운드리는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을 접목하여 합성생물학 모든 과정을 자동화·고속화하는 인프라다. 이를 통해 기존 바이오 연구의 낮은 재현성과 복잡한 실험 과정, 느린 공정 등의 오랜 난제를 공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설계-제작-시험-학습(Design-Build-Test-Learn, DBTL)’의 순환 공정으로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바이오 기반 연구개발 및 제조의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어 국가 합성생물학 기술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미국, 영국,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과 활용을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과 사업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깅코 바이오웍스는 모더나(Moderna)의 mRNA 백신 생산 원료와 효소를 확보하여 코로나19 백신 생산·공급 기간 단축에 기여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는 미구축 상태이지만, 국내 최초의 공공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을 위한 베타 시설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 합성생물학 연구센터가 운영 중이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바이오 파운드리 전용 센터 건립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합성생물학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산업 우위는 미국, 합성생물학 선두주자는 영국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은 지난 2월에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신흥기술 목록에 ‘합성생물학 관련 바이오기술’을 올렸다. 2021년 3월에 미국을 바이오 제조 산업 본거지로 육성하기 위해 ‘합성생물학 제조 육성 연합’을 출범하고, 같은 해에 미 상원이 발의한 ‘혁신경쟁법’에 합성생물학을 포함시킨지 2년 만의 일이다.

2년 만에 업데이트된 바이오 분야에서 합성생물학, 바이오 데이터 분석, 다세포 공학 기술로 범위가 확장된 것은 이 분야의 중요성이 급부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이 목록은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새로운 혁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주요 기술들을 선정한 것으로, 가시적인 사회 편익을 창출하고 동맹국·협력국과 기술 발전을 위한 협력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영국의 합성생물학 관련 혁신 기술 성장세도 빠르다. 2012년에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합성생물학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기술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바이오 파운드리 거점을 육성하여 양적·질적 역량이 고도화됐다는 평이다. 이를 기반으로 영국은 2030년까지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공학생물학(합성생물학)’을 위한 국가 비전을 발표시켰다. 이제 영국은 영국의 현재 공학 기술과 기초과학의 강점으로 유럽의 합성생물학 네트워크의 허브로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