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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생활과학] 2025년,'GLP-1' 비만·당뇨 치료제 대격돌 시작되나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12. 31.

[생활과학] 2025년,'GLP-1' 비만·당뇨 치료제 대격돌 시작되나

 

 

 

한 때 폭발적인 수요로 생산 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FDA의 품절목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대규모 제조시설 투자를 통해 품절 상태가 해소됐다. 이에 이제 글로벌 제약 시장은 대표 GLP-1 계열 치료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마운자로)의 경쟁 구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비만과 당뇨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쏟아지면서, 노보 노르디스크(이하 노보)와 일라이 릴리(이하 릴리)의 GLP-1 약물은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 속도를 생산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양사는 2년 가까이 FDA의 품절목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노보와 릴리는 올해 초부터 수십 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제조시설 투자에 돌입해 생산 ‘병목현상’ 해소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양사의 주요 GLP-1 약물들은 최근 대부분의 용량에서 품절 상태가 해소됐으며, FDA 웹사이트상의 부족 리스트에서도 잇따라 제외되고 있다.

 

노보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레이턴 공장에 41억 달러(약 5조 4천억 원)를 투입해 대규모 충전·포장(fill-finish) 시설을 건립하고, 덴마크 본국에서도 원료·품질 관리 설비를 대폭 확충하고 있다. 또한 최근 노보 홀딩스가 글로벌 CDMO 기업인 캣텔런트(Catalent)를 인수하며, 노보에 추가적인 충전·포장 시설이 연계될 가능성이 커졌다.

 

릴리 역시 인디애나주에 53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입한 대규모 생산 단지를 조성 중이고, ‘릴리 메디슨 파운드리’로 명명한 R&D·생산 복합 시설도 45억 달러(약 6조 원) 규모로 추진 중이다.

 

두 회사는 물량 확대만이 아니라 공정 품질관리와 생산 거점 간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에도 막대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GLP-1 약물이 폭발적으로 팔리면서 품절 사태가 이어졌을 때, 미국에서는 복합조제(compounding) 약국들이 비슷한 성분의 유사 제제들을 생산·공급해왔다. FDA 규정상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약물에 한해서만 복합조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데, 노보와 릴리가 GLP-1 부족 문제를 해소하자 이들 복합조제 약국들의 시장이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

 

이에 따라 복합조제 약국들은 “아직 일부 용량이나 제형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며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충분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노보와 릴리가 물량 안정화에 성공하고 가격 경쟁 카드까지 꺼내 든다면, 복합조제 시장은 점차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생산라인 증설은 통상 여러 해가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당장 물량이 필요한 신약 기업들은 생산기지 구축 이전에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에 충전·포장 공정을 의뢰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특히 GLP-1 계열에 특화된 CDMO들은 연구개발부터 충전까지 ‘엔드 투 엔드(end-to-end)’ 역량을 확보해야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GLP-1 약물 생산 공정은 쉽게 바꾸거나 옮기기 어렵기 때문에, CDMO의 품질 통제 능력과 의사소통 속도가 더욱 중요해졌다. 초기에는 최종 충전 단계 위주로 외주가 이뤄지지만, 향후에는 원료 생산부터 후속 공정까지 포괄적으로 맡길 수 있는 CDMO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보와 릴리가 GLP-1 시장의 개척자로서 공급 혼란을 겪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이렇게까지 빠르게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 규모가 ‘제로’에서 단기간에 ‘수십억 달러’로 급성장하면서, 공장 증설이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경쟁사들은 GLP-1 약물이 임상적 효능을 이미 입증했다고 보고, 개발 단계부터 제조 라인 설계와 투자 위험을 보다 공격적으로 감수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전후로 등장할 신규 GLP-1 후보물질들은 공급 병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상 중반 단계부터 생산 라인 확보와 품질 관리 등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의료계와 투자자들은 노보와 릴리의 생산난이 해소되면서 본격적인 GLP-1 시장 확장 국면이 도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뇨 환자는 물론 비만, 심혈관계, 기타 대사질환까지 확대 적용될 여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정책과 보험급여 문제, 복합조제 시장이 보여줄 저항 등은 여전히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노보와 릴리의 ‘과감한 투자’ 덕에 GLP-1 공급난이 서서히 완화되면서 환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동시에 후발주자들은 이 같은 사례를 교훈 삼아, 시장 진입 시점부터 공격적인 생산 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치열한 경쟁과 혁신적 신약 개발로 이어져, 향후 GLP-1 분야의 성장 궤도가 한층 가파르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