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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생활과학] "한국서 첫 발견 신종 슈퍼곰팡이, 국내감염 확산"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5. 3. 13.

[생활과학]  "한국서 첫 발견 신종 슈퍼곰팡이, 국내감염 확산"

 

 

소독제에 잘 사라지지 않고 항진균제에 강한 내성을 가진 '슈퍼 곰팡이'의 국내 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학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 곰팡이(진균)는 최근 질병을 일으키는 능력이 강한 새로운 계통이 외국에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의료현장의 골칫덩이인 항생제 내성균이 순식간에 확산된 사례를 고려하면 선제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대한임상미생물학회에 따르면 항진균제 내성을 가진 신종 다제내성 진균 '칸디다 오리스(Candida auris)'의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확인되고 있다. 2023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선 53명의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칸디다 오리스는 2009년 일본과 한국 환자의 귀 분비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을 당시만 해도 위험성이 높지 않은 진균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35개국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견되고 새로운 계통군의 경우 병원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공중보건계가 주시하기 사작했다. 미 연방상원은 2019년 칸디다오리스가 확산되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비상사태와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바 있다. 같은 해 한국에서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학계에 따르면 칸디다 오리스의 일부 계통에 감염되면 심각한 감염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면역저하 환자, 장기 입원 환자, 카테터 및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혈류 감염, 상처 감염, 요로 감염 등을 유발한다. 감염될 경우 중증환자의 사망률은 30~60%에 이른다.

기존에 예상됐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전파경로도 밝혀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이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칸디다 오리스는 호흡기나 의료기구 외에도 감염자들 간의 피부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문가들은 질병을 일으키는 능력이 강한 새로운 계통이 최근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임상미생물학회에 따르면 2022년 고병원성의 '남아시아유형'의 병원 내 집단발병이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여러 국내 병원에서 남아시아 유형이 유입됐다.

이재혁 대한임상미생물학회 홍보이사(전북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초기에는 환자에게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고병원성, 고위험성 특성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근에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계통은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항생제가 듣지 않는 항생제 내성균이 의료현장에서 큰 고민거리인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칸디다 오리스 전파를 막기 위해선 철저한 감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적인 소독제로는 제거하기 어렵다. 60~70% 농도의 에탄올 또는 이소프로판올로 만들어진 일반적인 손 소독제는 충분한 소독 효과를 볼 수 없다. 이 홍보이사는 "CDC에서 권고하는 'EPA 목록 P'에 해당하는 소독제나 포자소독제가 사용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칸디다 오리스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 병원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감염 예방 조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며 소독제 사용 등 전반적인 감염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감염관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1월 칸디다 오리스에 대한 실태조사 연구용역 공고를 낸 바 있다. 칸디다 오리스를 학계에 처음 보고한 신종희 전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고병원성 유입 사례가 발견되고 있는 만큼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시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