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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술

[전문기술] 두 종류 이상의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됐을 때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을 규명했다.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3. 11. 29.

[전문기술] 두 종류 이상의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됐을 때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을 규명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의 이상준 교수팀은 염증성 세포 사멸과 선천 면역 센서 간의 상호작용을 규명했다.
-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을 예측하고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러 종류의 세균에 동시에 감염되면 인체 내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염증이 발생하는지 그 원인이 규명됐다. 두 가지 이상의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나 여러 개의 질병이 한꺼번에 유행하는 멀티데믹을 연구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이상준 교수 연구팀은 병원체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분자(PAMPs) 4가지를 조합해 면역 세포인 대식세포의 염증 반응을 유도했다. 이 연구는 염증 신호 전달 체계인 염증 매개 물질이 생성되는 과정과, 이를 통해 활성화된 염증 반응으로 인해 세포가 손상되어 죽는 일련의 과정을 규명하고 두 현상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이상준 교수는 "'병원체 연관 분자'란 바이러스, 세균, 진균, 기생충 등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체에서 유래하여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분자이다"라며 "병원체 연관 분자를 분석하기 위해 '네 가지 병원체 연관 분자를 동시에 처리한 실험군'과 '한 가지 분자만 처리한 대조군'으로 비교하였다."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분자만 처리한 대조군은 대식세포 안에서 병원체 연관 분자를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단일 선천 면역 센서에 의해 염증성 세포 사멸인 파이롭토시스(pyroptosis)만 유발됐다.

그러나 대조군은 이들 중 어느 것도 작동하지 않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 등을 파괴하는 대식세포와 같은 후천면역세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세포는 자연스럽게 사멸하는 아포토시스와 세포가 죽어가는 네크롭토시스, 그리고 세포가 파괴되는 파이롭토시스를 겪게 된다. 즉, 염증이 있는 세포는 3가지 형태로 죽게 되는데, 이 현상을 파놉토시스라고 한다.

다시 말해, 다양한 병원체가 몸 안에 들어왔을 때 이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선천 면역 체계가 서로 협력해 하나의 복합체로 작동하면서 체내 조직 손상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4가지 병원체와 관련된 분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염증소체가 작은 입자형태로 세포밖으로 방출되는 것도 확인했다. 방출된 세포는 다른 대식세포에 흡수돼 정상 세포까지도 공격할 수 있는 사이토카인 분비를 유발했다.

제 1저자 오수현 학생은 “방출된 염증 소체는 천식, 알츠하이머병,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세포 작용 원리는 위 질환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과정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염증 반응으로 인해 생성된 물질을 실험용 쥐에게 주입하자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없앤 실험용 쥐들은 체중이 줄어들지 않았다.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독감 동시 유행인 트윈데믹(twindemic)과 더불어 감염병 복합 유행이 멀티데믹(multidemic) 연구에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성균관대학교 기초의학대학원 김대식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세포 및 분자 면역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셀룰러 앤드 몰레큘러 이뮤놀로지'(Cellular & Molecular Immunology) 12월호에 실렸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