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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술

[전문과학] 혈색소 수치가 세계 최저 수준이었던 한 환자, 수혈없이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3. 11. 10.

[전문과학] 혈색소 수치가 세계 최저 수준이었던 한 환자, 수혈없이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혈을 거부하는 외상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빈혈 수치가 2.5g/dL까지 떨어진 환자에게도 무수혈 치료법을 적용하는데 성공하였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중환자외상외과 이재명 교수는 수혈없이 수술하기 어려운 중증환자에게 무수혈 방식으로 고난도 뇌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산사태로 인해 양쪽 갈비뼈와 왼쪽 골반뼈 등 여러 신체 부위 골절 및 출혈, 호흡곤란, 극심한 빈혈 등의 증세를 보인 71세 한국인 남성 환자는 혈색소 수치 2.5g/dL로 전 세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년간 보고된 환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최저 혈색소 수치는 2.7g/dL이었다.

사고 이후 외상으로 인해 심각한 출혈 증상을 보였던 이 환자는 입원한지 4일째 되던 날 헤모글로빈 수치가 3.9g/dL로 정상범위인 13~16g/dL에 한참 못미치는 상태였다. 혈중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내 혈색소 농도가 낮아질 경우에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질환들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헤모글로빈 수치가 5g/dL 이하까지 떨어질 경우에는 사망률이 무려 34.4%에 달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수혈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가 종교적 신념 때문에 수혈을 거부하자, 이재명 교수는 환자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수혈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을 모색했다.
환자의 경우 16일 간의 지지 치료 후 혈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7.4 g/dL까지 상승하였으나, 입원 41일차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위궤양 출혈로 인하여 다시 2.5 g/dL까지 감소하였다. 이재명 교수는 출혈량이 많은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수혈을 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또한 수술 중에는 가능한 한 내시경적 지혈술을 통해 과다출혈을 예방하고 있다.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술 부위의 출혈을 막고자 혈액 응고 시스템을 강화하고, 적혈구 생성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였다. 입원 56일차에 이르러서야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었으며 혈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범위인 14.1g/dL까지 회복될 수 있었다.

"무수혈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출혈 부위 확인과 신속한 통제,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적정량의 약물 투여 등 환자를 치료하는 각 단계마다 풍부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의료진의 신중한 결정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외상 환자를 혈액 수혈 없이 치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환자의 신념을 존중하며 최상의 의술을 행하는 것이 의료진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무수혈 치료는 종교상의 이유 혹은 기타 다른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분들이나 혈액 관련 질환 때문에 수혈을 할 수 없는 분들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아시아 최초 최소 수혈 외과병원으로써 모든 수술 시 최소한의 혈액만 사용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환자혈액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환자들에게 최소한의 혈액만 공급될 수 있도록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특히 이재명 교수는 채혈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혈액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보관 및 채혈 방법을 개선시키는 기술을 연구하는 등 환자들이 보다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사례보고는 '혈액 수혈을 거부한 외상 환자에서의 중증 빈혈 관리 성공 사례'라는 제목으로 미국외상학회 공식 학술지인 'AJCT(The American Journal of Trauma)'에 게재되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