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 이식 성공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연구진이 유전자 편집된 돼지 신장을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식된 신장은 즉각적으로 기능을 발휘했으나, 면역 거부반응이 발생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이는 심각한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는 지난 7일 의학학술지 NEJM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62세 남성 환자에게 69개 유전자 변형을 거친 돼지 신장을 이식했다. 기존 장기이식에서 문제로 지적된 면역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당항원 제거, 돼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 비활성화, 인간 유전자 삽입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해당 환자는 오랜 당뇨병과 혈관 질환으로 인해 기존 혈액투석을 위한 혈관 접근이 어려운 상태였다. 연구진은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기관윤리위원회(IRB) 승인을 받아 단일 환자 확대 접근 방식으로 이식을 진행했다. 이식 직후 신장은 소변을 생성하며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시작했고, 환자는 투석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식 후 8일째 급성 T세포 매개 거부반응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면역억제제를 조정해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했으며, 이후 신장 기능은 일정한 변동을 보였다. 면역억제 치료에는 항흉선세포 글로불린, 리툭시맙, Fc-변형 항-CD154 단일클론항체(테고프루바트), 항-C5 항체(라불리주맙) 등이 사용되었다. 또한 유지 면역억제 치료로 타크로리무스, 미코페놀릭산, 프레드니손이 포함됐다.
이식된 신장은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인 기능을 수행하며 혈압과 전해질 수치를 조절하는 데 기여했다.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는 초기 11.8mg/dL에서 6일째 2.2mg/dL까지 감소했으며, 이후 평균 1.5~2.0mg/dL 수준에서 유지됐다. 신장의 사구체 여과율(eGFR)은 약 40~50mL/min/1.73m²로 평가되었으며, 24시간 소변 크레아티닌 청소율은 7일째 37mL/min, 28일째 59mL/min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구진은 돼지 신장이 인간 체내에서 나트륨 재흡수 및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 조절과 같은 생리적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는지 평가했다. 연구 결과, 평균 혈압은 131/70mmHg로 유지됐으며, 필요에 따라 루프 이뇨제(푸로세미드)가 사용됐다. 환자는 혈중 칼슘 수치가 낮았고, 혈중 인 수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비타민 D 및 칼슘 보충제와 인 결합제가 투여됐다.
그러나 이식 52일째 환자는 갑작스러운 심장 문제로 사망했다. 부검 결과 심각한 관상동맥질환과 심실 흉터가 발견됐으며, 신장 조직에서는 이전의 T세포 매개 거부반응에 따른 국소적인 섬유화가 확인됐으나, 활성화된 거부반응의 증거는 없었다. 연구진은 환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허혈성 심근병증으로 인해 돌연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편집된 돼지 신장이 인간 환자에게 기능적으로 적합하다는 점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이종 장기이식이 신장 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후보 선정과 지속적인 면역 조절 전략이 뒷받침될 경우 실용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이종 신장 이식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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