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기술

[전문기술] DNA 손상 감지에서 시작되는 기억(Memory)의 형성

by 과학 몰빵 입수 ( 과몰입) 2024. 5. 17.

[전문기술]  DNA 손상 감지에서 시작되는 기억(Memory)의 형성

◇ 최근 DNA 손상을 감지한 TLR9에서 시작된 면역 반응이 기억 형성을 매개한다는 기전을 규명. 기억과 학습에 신경계와 면역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제안한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퇴행성 신경질환, 정신건강질환, 학습 장애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
   ▸주요 출처 : Nature News, Memories are made by breaking DNA-and fixing it, 2024.3.27., Nature, Formation of memory assemblies through the DNA-sensing TLR9 pathway, 2024.3.27

 

 TLR9(Toll-like Receptor9)*과 같은 면역계 수용체가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연구결과가 발표

* 면역세포(B세포, 수지상세포 등) 내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주로 엔도좀(endosomes)에 위치하면서 외부에서 유입(병원체 감염)되거나 세포 내부에서 방출된 이중 가닥 DNA(dsDNA) 조각을 감지하여 면역반응을 유도

○ 기존의 기억 형성 연구는 신경전달물질의 작용, 신경세포 간의 연결이나 시냅스의 구조적 변화 등에 초점을 맞춰왔던 반면에, 이번 연구는 면역계와 기억 형성 과정이 상호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탐구

  - 미국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은 DNA 손상을 감지한 TLR9에서 시작된 면역 반응이 기억 형성에 관여한다는 기전을 규명

○ 학습과 같은 인지 활동 중에 뉴런의 활발한 신경 활동이 DNA에 일시적인 손상을 유발하여 이중 가닥 DNA(dsDNA, double strand DNA) 조각이 생성될 수 있는데,

  - dsDNA 조각을 감지한 면역계는 이를 비정상적인 신호로 감지하고 면역반응과 함께 DNA 손상 복구 관련 유전자 발현을 촉진

○ 연구팀은 해마 뉴런의 DNA 손상을 감지한 TLR9이 사이토카인, 인터페론 발현을 촉진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며, 이 때 DNA 손상을 유도한 정보도 기억된다고 발표

  - TLR9에 의한 장기 기억 형성 과정은, 먼저 DNA 손상을 감지한 TLR9이 활성화되면 → MyD88과 같은 단백질을 통해 신호를 전달 → NF-κB 등 전사 인자들을 활성화시켜 염증 반응 및 DNA 손상 복구 관련 유전자 발현을 촉진 → DNA 손상 부위를 찾아 복구하는 동시에 세포를 보호하고, 안정화 → 시냅스 강화와 신경 회로 재구성을 촉진하여 기억을 강화

   ※ 일반적으로 병원체 감염을 방어하기 위해 일어나는 TLR9 매개 면역반응과 달리 해마 뉴런에서 발생하는 TLR9 매개 면역반응은 자기 DNA 손상에 대한 방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

 

 

병원체를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톨-유사수용체(TLR, Toll-likeReceptors)

◇ B세포, 수지상세포 등 면역세포 내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주로 엔도좀(endosomes) 이라고 하는 세포 기관에서 발견

- 엔도좀은 세포 내로 들어온 병원체를 처리하는 기관으로, TLR9은 병원체의 특이적 구조(PAMs,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n)*를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며, 지금까지 13종의 TLR이 발견* 세균의 외막이나 세포벽 성분, 세균의 DNA나 dsRNA 등을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유발


◇ TLR9의 선천성 면역반응 유도 기전

 1) TLR9은 ER에서 합성된 후 골지 분비 경로를 통해 세포막으로 이동 및 위치
 2) 병원체의 특이적 구조인 CpG ODN*을 인식하여 결합하게 되면 엔도좀을 통해 세포 안으로 이동
 * 세균 DNA 특징으로, 메틸화 되지 않은 C와 G가 연속된 짧은 단일 가닥의 염기서열
 3) 인터페론 및 사이토카인 발현을 촉진하여 염증성 선천면역 반응을 매개






출처 : Frontiers in Immunology, Surface toll-like receptor9 on immune cells and its immunomodulatory effect, 2023.9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을 통해 TLR9이 해마 뉴런의 DNA 손상을 복구하고, 장기 기억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매개체임을 규명

○ 공포조건화(CFC, Contextual Fear Conditioning)* 학습으로 마우스 해마에서 광범위하게 DNA 이중가닥(dsDNA, double strand DNA)이 절단되는 것을 관찰

* 챔버에 넣은 마우스의 발에 조건자극(0.7mA, 2초씩 90회 약한 전기자극)을 반복적으로 가해 챔버와 조건자극 사이의 연관을 학습

- 전기 자극을 가했던 챔버에 다시 놓인 마우스는 제자리에서 얼어붙는(freezing) 것과 같은 공포의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기억 형성 여부를 확인

○ CFC 96시간 후, 마우스의 해마에서 면역반응을 매개하는 톨-유사 수용체(TLRs)들의 전사체가 약 4배 증가하였고,

- CFC 21일 후에는 신경세포주위연결망(PNN, Peri-neuronalnets) 형성에 필요한 세포외기질(ECM, extra cellular matrix)과 섬모(cilium)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

※ ECM과 cilium 관련 유전자의 발현 증가는 시냅스 형성과 재구성을 촉진하여  장기 기억을 형성하는 데에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시사

○ 세포면역형광 분석을 통해 CFC 96시간 후, 해마에서 가장 활성화된 단백질이 TLR9임을 확인

  - 또한 TLR9 녹아웃(knock-out) 마우스는 TLR9이 온전한 마우스에 비해 ‘위험한 챔버’를 기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관찰

 

< 공포조건화 학습(CFC) 후 활성화되는 TLR9 >

 


 

¶ 공포조건화학습 96시간 후 마우스(recent, n = 7 mice)는 21일 후 마우스(remote, n = 5 mice)에 비해 톨-유사수용체(TLRs) 및 인터페론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약 4배 증가. 반면에 21일 후 마우스에서는 ECM 및 cilia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각 마우스의 해마에서 추출한 total RNA를 대상으로 bulk RNA-seq를 분석한 결과)

출처: Nature, Formation of memory assemblies through the DNA-sensing TLR9 pathway, 2024.3.27.

 

기억(Memory) 형성 기전에 대해 뉴런 간 연결이 아닌 뉴런 내부의 기억형성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의

○ 뉴런 내 TLR9 매개 DNA 복구 신호가 기억 형성에 중요하다는 좋은 증거를 제공하나, 기존 이론들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추가 분석이 필요

-기억형성에 대해 뉴런 사이의 연결과 신경 가소성에 대해서는 많이 연구되어 왔으나, 뉴런 내부의 기억형성 기전에 대한 연구는 전무했던 상황

-그간 신경과학자들은 해마뉴런 간 연결성 연구를 통해 시냅스 수·구조의 물리·화학적 변화의 흔적인 “Engram(흔적) 뉴런”을 기억의 실체로 규명

※ Engram 뉴런을 연구해온 Tomas Ryan은 Engram 뉴런 내부의 DNA 이중가닥 절단과 이로 인한 TLR9 매개 DNA 복구가 시냅스의 변화를 발생시켰을 가능성을 제기

○ 이번 연구는 기억과 학습에 신경계와 면역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제안한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퇴행성 신경질환, 정신건강질환, 학습 장애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

- 기억 형성과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생물학적 경로를 탐색하는 데 기여

- 향후 연구팀은 전기자극에 의해 이중가닥 DNA가 끊어지는 기전과 해마 외 다른 뇌 영역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