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 면역세포 공격 피하게 돕는 '암세포 조력자' 찾았다
혈액암 환자의 몸에서 암세포가 면역 치료를 회피하도록 돕는 단백질이 발견됐다. 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접근 방식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화 첸 미국 시티오브호프 의료센터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세포)' 치료를 회피하는 원인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17일 국제학술지 ‘셀 저널’에 발표했다. 시티오브호프 의료센터는 미국에서 가장 큰 암 연구 및 치료 기관 중 한 곳이다.
CAR-T세포 치료는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세포를 찾고 사멸시키는 치료 방식이다.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추출한 뒤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라는 단백질을 추가하는 유전자 변형을 가해 특정 암세포를 타깃 삼아 공격할 수 있는 CAR-T세포를 만든 뒤 환자의 몸에 주입해 치료 효과를 내는 면역요법이다.
일부 영리한 암세포는 사멸을 피하기 위해 숨는 방법을 학습했다. 연구팀은 ‘YTHDF2’라는 단백질이 혈액암 환자에서 암세포가 사멸을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을 발견했다.
YTHDF2는 암세포가 안정적으로 에너지원을 생산하고 성장 및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면역체계가 암을 감지하고 공격하도록 만드는 항원 바이오마커의 존재를 줄여 암세포가 사멸을 회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YTHDF2를 표적 삼는 새로운 약물인 ‘CCI-38’을 개발했다. YTHDF2의 발현을 억제시켜 암세포 성장을 막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CCI-38을 사용해 YTHDF2를 타깃 삼으면 혈액암에 대한 CAR-T세포 치료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YTHDF2의 과도한 분비는 건강한 혈액 세포를 암세포로 전환시킨다는 점도 확인했다. YTHDF2 기능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종양 세포가 면역 감시를 벗어나는 것을 막는 다양한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혈액암 초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T세포 기반 면역요법에 초기에는 반응했으나 이후 재발한 환자에게서 맞춤형 접근 방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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